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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캠포리] 서울비전클럽 송주현 군의 ‘선택된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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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김범태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19.09.03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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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시카고공항에서 스쿨버스로 운영되는 셔틀버스를 탈 때부터 나의 기분은 마냥 들떠있었다. 문득 초등학교 때 삼육대에서 열린 캠포리의 폐막식 장면이 떠올랐다. 그때와 같은 캠포리를 미국에서 한다는 게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벅찼다. 엄청난 규모일 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전 세계에서 모인 나와 같은 신앙을 가진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 성도들과 패스파인더 대원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약간의 기대와 긴장이 교차했다. 하지만 그런 긴장은 영지에 도착하자마자 말끔히 사라졌다.

푸른 잔디와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어디론가 분주히 오가면서 짐을 풀고 정리하며 준비하는 모습을 보자 이곳에 임할 하나님을 향한 넘치는 사랑과 열정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따뜻하게 인사해주시던 셔틀버스 기사님과 짐을 나르고 텐트를 배정해주며 불편한 것은 없었는지, 피곤하지는 않은지 친절하게 물어봐준 외국인 친구들도 아직도 기억에 생생히 남아있다. 멀리에서 온 우리를 배려해 어떻게든 편안하게 해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이미 한 가족임을 느끼게 했다.

짐 정리 후 처음으로 먹은 식사는 핫도그. 세상 그 어느 유명 식당에서 먹는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맛있었다. 예배를 드리는 장소까지는 거리가 조금 멀어 피곤했지만, 감동적인 순서에 참여하며 하루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졌다.

프로그램마다 하나님과의 만남을 재밌고 흥미롭게 소개했다. 현장에 모인 6만 명 가까운 대원들이 목소리를 높여 함께 찬양했다. 선포되는 말씀에 감동하며, 이곳이 천국인 듯 감화가 강렬하게 다가왔다. 예배를 마치고 텐트가 있는 캠프로 돌아와 누우면 하루 동안 있었던 경험들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스쳐지나갔다.

대입을 준비해야 하는 고등학생이라는 이유로 참가를 망설이며 잠시 고민하고 갈등했던 지난 시간이 떠올랐다. ‘내가 만약 캠포리에 참가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이 마음속에 떠오를 때마다 감사의 기도가 절로 나왔다. 내일은 또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할지 기대감이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친구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스스르 잠에 빠져들곤 했다.

아침식사에는 반가운 음식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밥과 김치 그리고 김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우리를 호스팅한 합회에서 특별하게 한국음식을 준비해 준 것이었다. 마음속까지 따뜻해지는 아침밥이었다. 식사 후에는 우리에게 텐트와 물 등을 제공해준 호스팅클럽 ‘Tulsa Twisters’ 대원들과 일본에서 참가한 한 흑인 지도자와도 인사를 나누며 친구들을 사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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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나는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광활한 캠핑장을 그야말로 열심히 ‘돌아다닐’ 만반의 준비를 한 것이다. 각양각색의 부스와 여러 나라에서 온 참가자들의 발길로 캠포리장은 온종일 북적였다. ‘전통 탈 만들기’와 ‘한복 체험’으로 꾸민 한국연합회 부스에도 많은 사람이 찾아들었다.

모두의 얼굴에는 한결 같이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처음 만났어도 반갑게 포옹하고, 셀피를 찍고, SNS를 공유하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나는 3년 전 대만 캠포리를 위해 우리나라에 왔다 우리 집에 잠시 머물렀던 미국친구를 이곳에서 재회했다. 이번에 만나고 새롭게 사귄 친구들도 언젠가는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엄청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나를 ‘선택’하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캠포리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대원들의 제식수료였다. 진지하고 열심인 모습에 모두가 환호하며 박수를 치고 응원했다. 발표가 끝날 때마다 ‘이 순서를 위해 그동안 얼마나 많이 연습했을까’를 생각하니 정말 대단하게 여겨졌다. 우리 팀도 워십댄스를 준비해 틈틈이 모여 열심히 준비했다. 아쉽게 오디션에서 탈락해 메인무대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많은 관계자와 대원들이 박수를 보내며 격려해 주었다. 그 또한 충분히 선택받은 경험이 되었다.

부스활동 내내 각자 가지고 온 저마다의 핀을 교환했다. 나는 다른 나라의 핀을 유심히 보며 우리 것과 비교했다. 왠지 내 생각에는 우리 핀이 작고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외국대원들이 저마다 자신의 것과 바꾸자며 칭찬해 깜짝 놀랐다.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준비할 걸’하는 후회가 들 정도였다.

한국을 많이 알고, 우리말을 배운다는 외국인들도 참 많았다. 심지어 유명 아이돌 가수의 이름을 대며 “한국을 너무 사랑한다”면서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대원도 있었다. 낯설고 신기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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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막이 가까워지자 우리는 서로 입고 있던 합회 단체티셔츠를 교환하며 석별의 정을 달랬다. 5년 뒤, 아니 그 이전이라도 어디서든 만난다면 어떻게 모습이 변해있을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예수님 안에서 찬양하고 기도하는 선택받은 모습일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마지막 날, 메인무대에서의 예배와 찬양이 끝나자 화려한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수놓았다. ‘이 폭죽이 다 터지면 정말 끝이겠구나’ 하는 아쉬움에 불꽃놀이가 밤새 계속됐으면 하는 바람이 들기도 했다. 대원들 모두 두 손을 꼭 모으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기도했다.

새 날이 밝았다. 피곤한 몸을 비행기에 맡기고 시카고에서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궂은 날씨로 인해 연착돼 예약된 직항편을 놓쳤다. 홍콩을 경유해 드디어 14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한국에 도착했다.

짐을 풀 겨를도 없이 이튿날 바로 학교에 등교했다. 한동안은 낮밤이 바뀌어 학교에서 오후가 되면 수업시간에 졸기도 했지만, 선생님들의 넓은 아량으로 시차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 다시 돌아온 일상. 나는 다시 반복되는 학교와 학원으로 힘든 학업을 하고 있지만, 그럴 때면 하루에 몇 번씩이라도 캠포리에서의 아름다운 시간들을 떠올리며, 피식 웃기도 하고, 감동으로 설레기도 한다.

다음 국제 캠포리가 열리는 5년 후면 22살이 된다. 자랑스런 패스파인더 대원으로 다시 또 참가할 수 있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곳에서 만난 백발이 성성한 지도자들처럼 나도 훗날 아무리 나이가 많이 먹어도 패스파인더의 제복을 입고 봉사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나에게 이런 귀한 기회를 허락해주신 하나님께 큰 감사를 드리며, 서울비전 패스파인더 클럽에도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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